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에 반박하는 월가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니어쇼어링(인접국에 공급망 구축) 등 호재가 미국 경제를 위축 국면에 빠지지 않게 할 것이란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간) 호세 라스코 HSBC 미주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순환 역학의 관점에서 볼 때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상했지만 미국 경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기술 디플레이션 및 헬스케어 혁신, 니어쇼어링, 재공업화 등이 금리 상승 영향을 완화하고 경제가 위축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넌센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 1분기 GDP 증가율은 연율 기준 1.6%로 집계돼 시장 전망치(2.4%)를 한참 밑돌았다. 하지만 1분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은 3.7%로 전망치(3.4%)를 웃돌았다. 부진한 성장에 잡히지 않는 물가 지표가 맞물리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라스코 CIO는 "금리 인상의 효과가 완전히 느껴지면 성장이 둔화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 이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스코 CEO는 먼저 인공지능(AI) 등 기술 혁신이 효율을 높이고 노동 비용을 절감해 물가 하락을 유도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모두가 기술 혁명에 대해 말하지만, 그에 따른 디플레이션에 말하지 않는다"며 "이는 Fed가 목표로 하는 물가 상승률인 2% 이하로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헬스케어 혁신 역시 미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 비만치료제 등이 현재 헬스케어 시장에 활력을 주고 있어서다.
또한 미국을 포함해 인접국으로 기업들이 생산 시설을 옮기는 '니어쇼어링'도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라스코 CIO는 "미국과 멕시코에 엄청난 자금과 투자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활발한 연구·개발(R&D)은 또 다른 산업화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치권 역시 반도체법 등으로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라스코 CIO는 "현재 미국의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라스코 CIO는 올해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만큼 오히려 주식 시장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1926년부터 대선이 있는 해에 미국 주식시장의 평균 수익률(11.6%)은 전체 평균이 10.3%보다 1.3%포인트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