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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법·농안법 원점 재검토해야"…농민단체 잇따라 반대 성명
2024/04/26


"쌀 매입 등에 예산 수 조원 소요될 것"
"다른 품목 예산, 청년농 투자 감소 우려"





야당이 입법을 추진 중인 양곡관리법·농수산물가격안정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농민 단체들의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쌀과 같은 특정 농산물의 과잉 생산을 유도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고, 농산물 수매에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면서 농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는 축소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농업인들이 동의하지 않는 양곡법과 농안법 개정안을 반대한다"며 "이번 개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두 법안은 남아도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고(양곡법), 쌀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내려가면 세금으로 보전해주는(농안법) 내용이 핵심이다.

연합회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매년 쌀 매입과 가격안정 비용에 수조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며 "쌀을 제외한 콩, 밀 등 식량안보에 중요한 다른 품목에 대한 예산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쌀 의무 매입제가 시행되면 쌀이 계속 생산돼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농업 관련 예산은 모두 쌀에 투자돼 청년농이나 스마트팜 육성과 같은 미래 농업을 위한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우려 사항이 해소되지 않은 채 섣부른 입법 처리는 농업 현장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정쟁의 논리에 우리 농업의 미래가 볼모가 되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한돈협회 등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축산관련단체협의회도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양곡을 제외한 축산업 등 다른 품목에 대한 예산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진정으로 농업·농촌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한 뒤 농민이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야당 단독으로 양곡법, 농안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했다. 이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4일 두 개정안에 대해 "특정 품목에 대해 생산 쏠림 현상이 불가피하다"며 "쏠림 현상으로 그 품목은 가격이 내려가고, 결국 농가 소득이 줄어들게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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