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이 길어지는 ‘보릿고개’에 투자 축소를 발표하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투자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예상보다 강한 수요침체가 이어지자 전략수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LG엔솔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5일 열린 회사 출범이래 처음으로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축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창실 LG엔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시점에서는 당분간 전방 수요 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크지 않은 것 같다”며 “중장기 수요 대응이나 북미 생산능력(CAPA)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신증설 투자에는 선택과 집중을 하되 투자 집행 규모는 다소 낮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LG엔솔은 2021년 LG화학에서 분사한 후 2022년 6조3000억원, 지난해 10조9000억원을 투자한바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올해 역시 전년보다 투자집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깊고, 길어지자 투자비 집행을 조정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이다. LG엔솔의 1분기 매출은 6조1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5.2% 하락한 1573억원이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영업손실 316억원을 기록했다.
LG엔솔은 하반기 이후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엔솔 내부관계자는 “시장 전반의 수요침체, 중국 경쟁사의 약진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악화됐던 월별 판매 데이터 등이 아직까진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하반기 해외 전기차 업체들의 라인업 확대와 내년 이후 ESS(에너지 저장장치) 시장의 개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도 같은날 투자 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와 음극재 설비투자 계획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당초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6년까지 44만5000t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날 39만5000t으로 계획을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음극재 생산능력 계획도 2026년 22만1000t에서 11만3000t으로 하향했다. 다만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t, 음극 37만t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은 유지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캐즘기에 합리적인 투자조정으로 이 시기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날 LG엔솔의 주가는 전날에비 3.12%,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5.22% 하락한채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