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미적분·기하와 과학탐구 과목을 치르지 않아도 진학할 수 있는 한의대가 늘어난다. 지난해 교육부가 이과 전공자들의 ‘문과 침공’ 사태를 개선하기 위해 필수영역 지정 폐지를 권고한 결과다.
24일 대성학원에 따르면 올해 고3 학생들이 치르게 되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는 한의대 12곳 중 8곳(가천대·대전대·동신대·경희대·세명대·우석대·원광대·동국대)이 정시 전형에서 수능 수학 응시과목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과학탐구 응시 요건이 없는 학교도 8곳(가천대·대전대·동신대·경희대·동의대·세명대·우석대·동국대)에 달한다.
경희대는 올해부터 계열별 필수 응시과목을 폐지하는 대신 인문은 사회탐구, 자연은 과학탐구에 과목당 4점의 가산점을 준다. 원광대는 그간 자연계열에는 미적분·기하 응시자만 지원 가능했으나 올해부터는 이 기준을 없앤다. 가천대는 미적분·기하 선택자에게 부여했던 가산점을 폐지한다. 경희대는 수시 논술전형에서도 인문·자연 계열 상관없이 미적분·기하와 과학탐구 필수 응시 요건을 폐지했다. 인문, 자연계열 모두 ‘국어·수학·영어·탐구 중 세 과목 등급의 합이 4등급 이내, 한국사는 5등급 이내’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학생부 교과전형에서는 경희대와 세명대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바꿨다. 경희대는 수학과 탐구 계열별 필수 응시과목을 없앤다. 세명대는 지역인재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국어·수학·영어 세 과목 등급의 합이 5등급 이내’에서 ‘6등급 이내’로 완화하는 대신 영역별로도 2등급 이내여야 한다는 추가 조항을 되살렸다. 원광대에서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에서 수학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한의대 입시가 의대·치대·약대보다 인문계열에 열려 있는 편”이라며 “이번 연도부터는 과목 지정을 해제한 학교가 많아 특히 정시 전형에서 인문계열 학생들의 한의대 지원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