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90일내 이동도 부과 업계 "통신3사보다 영향 크다" 중간요금제 확대 이어 또 악재
다음달부터 가입 90일이 지나지 않은 이용자가 다른 알뜰폰 업체로 번호이동하면 알뜰폰 업체에 수수료가 부과된다. 업계에선 알뜰폰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통신 3사를 대상으로 요금 인하를 압박하며 알뜰폰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지출해야 할 비용도 늘고 있어서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최근 알뜰폰 사업자에게 다음달 1일부터 ‘제한 기간 내 번호이동’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통보했다.
KTOA는 국내 통신사업자 연합회로 통신사 간 번호이동 업무를 담당한다. 통신서비스 이용자는 번호이동 이후 3개월 동안 추가적인 번호이동이 제한된다. 이 기간 안에 번호이동을 하려는 이용자는 직접 KTOA에 신청해야 한다. KTOA는 올해 1월부터 통신 3사를 대상으로 건당 4000원씩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다음달부터는 알뜰폰 업체에도 수수료를 물릴 방침이다. 수수료는 통신 3사보다 낮은 건당 2800원이다. 새로 이용자를 받은 통신사업자가 KTOA에 수수료를 내는 구조다. KTOA는 민원센터 운영에 드는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알뜰폰업계는 새로운 수수료 부과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통신 3사 이용자는 12개월, 24개월 약정을 걸고 가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알뜰폰은 무약정 가입자가 대다수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 이용자 중에는 한시적 0원 요금제 같은 프로모션을 보고 단기 가입하는 사람이 많아 통신 3사보다 번호이동이 잦다”며 “통신 3사보다 수수료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뜰폰업계는 제한 기간 내 번호이동 가운데 알뜰폰이 7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번호이동 건수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중(통신 3사→알뜰폰, 알뜰폰→알뜰폰)은 지난달 기준 49.2%에 달한다.
알뜰폰은 전체 통신 가입자의 19.2%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저렴한 요금제를 무기로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해 통신 3사에 저가 요금제 출시를 압박하면서 알뜰폰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통신 3사는 지난해 중간 요금제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3만원대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를 선보였다. 정부는 최대 50만원에 이르는 전환 지원금 제도도 도입해 통신사 간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신규 통신사업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 역시 통신 3사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