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휩쓸고 있는 ‘애국 소비’ 열풍의 중심엔 화웨이가 있다. 미국 제재가 시작된 2019년부터 화웨이가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 18일 화웨이가 최신 스마트폰 ‘퓨라70’을 내놨을 때도 그랬다. 온라인 쇼핑몰은 판매 개시 1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동났다.
화웨이는 중국 간판 기업 중 하나다. 회사 이름도 중화유웨이(中華有爲·중국을 위해)에서 따왔다. 1987년 광둥성 선전에서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인 런정페이 회장이 43세에 자본금 2만1000위안(약 340만원)을 투자해 출범했다. 화웨이는 1993년 인민해방군에 네트워크 장비를 납품하면서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미국은 화웨이를 15년 전부터 벼르고 있었다. 2003년 미국 정보기술(IT) 회사 시스코시스템스가 화웨이를 상대로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당시 화웨이는 도용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의 고속 성장이 중국 정부와의 ‘특수 관계’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7041억위안(약 134조원) 매출을 올린 거대 기업인데도 상장하지 않아 지배구조가 폐쇄적인 점도 의심을 증폭시켰다. 화웨이는 쓰리콤, 투와이어, 3리프 등 미 통신기업 인수에 여러 차례 나서기도 했다.
2019년 5월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와 114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리고 인텔, 퀄컴, 브로드컴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내렸다. 2020년 8월 미국 소프트웨어와 기술, 장비를 조금이라도 활용한 외국 반도체 기업은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제재를 더했다.
이런 기조는 최근 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의 반도체 제조를 지원하는 중국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