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와 롯데월드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객이 크게 늘어난 데다 입장권 가격을 인상한 효과도 있었다. 이들 테마파크는 판다, 웹툰 등 지식재산권(IP)을 적극 활용하는 등 사업 확장을 통해 실적 신기록 경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방문객, 코로나 이전 90% 회복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에버랜드는 660억원, 롯데월드는 4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두 테마파크 설립 이후 최대 이익이다. 전년 대비로는 에버랜드 영업이익이 16.8%, 롯데월드는 9.3% 늘었다. 작년 매출은 에버랜드가 7752억원, 롯데월드는 3826억원을 기록했다.
두 테마파크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부터 2년간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의 영업이 통제된 탓이었다. 특히 실내형 테마파크가 주력인 롯데월드의 타격이 컸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578만 명에 달하던 연간 방문객 수는 2020년 4분의 1인 155만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그해 영업적자만 1000억원을 넘겼다. 에버랜드도 660만 명에 달하던 방문객 수가 275만 명으로 급감했고, 800억원대 적자를 냈다.
2022년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된 뒤 실적은 극적으로 개선됐다. 매출, 영업이익이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입장객 수가 과거의 80% 수준인데도 그랬다. 이용권 가격을 올린 영향이 컸다. 에버랜드는 자유이용권을 2021년 5만6000원, 2022년 5만8000원, 지난해 6만2000원으로 계속 인상했다. 롯데월드도 5만9000원이던 이용권을 2022년 6만2000원으로 올렸다.
그럼에도 방문객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다. 작년엔 코로나19 이전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됐다. 외국인 관광객도 늘었다. 과거 단체 위주로 찾던 외국인 관광객이 요즘은 개별적으로 많이 방문했다.
올 들어서도 방문객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월드의 1분기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에버랜드도 “작년보다 올해 상황이 더 낫다”고 했다.
○푸바오 대신 아이바오…웹툰과의 협업도
에버랜드는 푸바오 없이 방문객을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푸바오는 2020년 7월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성장기가 소셜미디어상에서 큰 인기를 끌어 에버랜드의 ‘간판’이 됐으나, 지난 3일 중국으로 보내졌다. 에버랜드는 푸바오의 엄마인 아이바오를 중심으로 올해도 ‘판다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10일 아이바오 디저트 카페를 연 데 이어 7월엔 판다축제를 개최한다.
정원 마케팅에도 나섰다. 과거 중장년층이 선호했던 정원이 최근 MZ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시작한 튤립축제엔 헬로키티 등 산리오캐릭터즈 체험 콘텐츠를 선보였다. 놀이기구를 타지 않고 정원만 별도로 방문할 수 있는 이용권도 내놨다.
롯데월드는 네이버 인기 웹툰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과 손잡았다. 이 웹툰의 배경인 1999년 시절의 공중전화 부스와 문구점, 오락실 등을 곳곳에 세웠다. 디즈니, 유니버설 등의 테마파크처럼 강력한 캐릭터가 없다는 약점을 외부 IP와 협업으로 극복하려는 것이다.
롯데월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IP를 들여오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