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 수거해 열분해로 재활용 전국 현대百 매장 등 연내 공급 "플라스틱 순환경제로 탄소 감축"
HD현대오일뱅크와 현대백화점이 한 번 쓴 비닐을 수거해 재활용 과정을 거쳐 새 비닐을 만들기로 했다. 유통업계에서 비닐 재활용 모델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경기 분당구에 있는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플라스틱 비닐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1일 발표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백화점과 아울렛에서 나오는 포장용 비닐을 1t 단위로 수집·압축해 HD현대오일뱅크에 전달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폐비닐 1000t을 모아 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정을 통해 새 비닐로 만든다.
두 회사가 이같은 ‘비닐 투 비닐’ 공정으로 탄생시킨 새 비닐은 연내 전국 현대백화점 16곳, 아울렛 8곳에 순차적으로 공급돼 폐기물 수거용 봉투로 쓰인다. 현대백화점은 점포에 입점한 브랜드에 이 봉투를 무상 제공한다. 백화점, 아울렛에서 판매되는 의류·잡화·식품은 변질을 막기 위해 상품에 비닐을 덧씌운다. 이 비닐은 여러 소재로 층층이 쌓인 데다 음식물 또는 스티커가 붙어있는 경우가 많아 재활용이 어려웠다.
이번 협력으로 HD현대오일뱅크는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안정적인 열분해유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폐비닐 소각에 따라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1220t을 감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0년생 소나무 44만여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사장(사진·왼쪽)은 “폐비닐 수거량을 계속 늘려 폐기물 감축에 앞장서겠다”며 “폐타이어, 폐식용유, 폐플라스틱 등 재활용 사업에 전사 역량을 투입해 순환경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사진·오른쪽)은 “기존 제도와 운영 체계를 속도감있게 바꿔나가는 동시에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속 탄소 중립 실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