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LG화학이 국내산 전구체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전구체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 양극재 업체의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고려아연은 2차전지 소재사업 관련 계열사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 공장이 최근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고 17일 밝혔다. KPC는 고려아연과 LG화학이 2022년 8월 총 2000억원을 투자해 세운 조인트벤처(JV) 회사다. 국내산 전구체 생산량을 늘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설립됐다.
전구체는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기 위한 선행 물질로 2차전지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사용하는 전구체의 85%는 중국산이다.
KPC의 전구체 생산 규모는 연간 2만t이다. KPC 측은 시운전 과정에서 공정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비공개 공법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 등 다른 경쟁사보다 고품질 전구체를 생산하는 동시에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산 원료·부품 등에 세액공제를 제한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을 기회로 삼아 생산량과 판매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목표다. 고려아연 측은 배터리 양극재 업체와 셀 업체가 국내산 전구체를 활용하면 미국과 유럽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PC 관계자는 “고려아연과 LG화학 간 협력을 통해 경쟁력 있는 전구체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고객사 확대와 판매 증대를 위한 교두보가 마련됐다”며 “이른 시간 안에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