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해 2조원대로 껑충 뛰어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7439억원, 매출액은 12조896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7.6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2조6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예상대로 영업이익이 2조원대를 회복하면 2022년 3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조(兆) 단위로 복귀하는 것이다. 실적 개선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이끌고 있다. AI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늘고 낸드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적자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AI 메모리 수요 및 감산 효과 등으로 D램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업황 악화 당시 제품 가격 하락세를 막기 위해 2022년 4분기부터 감산에 돌입했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대만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낸드는 22~28% 상승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통해 디램과 낸드 가격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이 확인됐다"며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동종 업체 대비 판매 단가가 우위에 있는 만큼 가격 효과가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황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기존 14조1000억원에서 21조3000억원으로 51% 상향 조정했다. 최근 대만 지진 여파로 제조사의 반도체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론의 경우 올해 2분기 낸드와 SSD 가격은 전분기 대비 20% 이상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엔비디아에 HBM과 HBM3을 독점 공급하고 있어 실적 기대감이 크다. 최근 신제품 HBM3E를 처음으로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SK증권은 SK하이닉스의 2024~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8조원, 26조원으로 기존 대비 55%, 17% 올려잡았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6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43% 웃도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며 "AI 관련 SSD 수요 반등에 따라 낸드 가격 반등 폭과 출하량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낸드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