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의 주요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4월 들어 반등하면서 철강사들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연초 최고점을 찍고 가격이 하락 국면이었지만, 최근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며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뛰고 있어서다. 철광석, 원료탄(석탄)은 철강재 전체 원가의 과반을 차지한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글로벌 철광석 가격은 t당 108.65달러를 기록했다. 5일 98.5달러에서 1주일도 안 돼 10.3% 상승했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1월 3일 t당 143.95달러에서 지속 하락해 4월 5일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해 5월 25일(t당 98.1달러) 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그러나 글로벌 철광석의 최대 소비처인 중국의 건설과 제조업 수요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로 최근 철광석 가격이 소폭 오르고 있다. 중국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지난달 50.8을 기록했다. 5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0보다 높으면 경기가 확장되고, 낮으면 수축한다는 의미다.
철광석과 원료탄은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고로로 만드는 철강재 원가의 50~60%를 차지한다. 이들 철강사는 그동안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값에 반영하는 ‘코스트 푸시(cost push)’ 전략을 취해왔다. 그러나 경기 둔화 장기화로 철강 수요가 꺾인 데다 일본·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유입되면서 1분기엔 원하는 만큼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전기료, 인건비, 해상 운임 등 원자재 외 제조 비용이 오른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업계는 경기 회복 흐름이 실제 철강재 수요 증가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재 수요가 커지며 원자재값이 오르는 국면엔 제품 가격에 이를 반영하기 쉽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엔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해 수요는 꺾인 채 철광석 가격만 올랐다”며 “중국 내 수요가 늘면 현지 철강사들이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게 돼 국내 철강 시황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광석 외 철강용 원자재는 안정세다.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는 데 쓰이는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연중 최고점인 1월 11일 t당 338.1달러에서 지난 11일 224달러로 33.7% 하락했다. 전기로로 철강재를 제조하는 동국제강이 쓰는 주 원료인 고철(철스크랩)의 국내 유통가격은 지난달 초 t당 46만원으로, 지난해 3월(t당 52만원)보다 11.5%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