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필수 공정 장비를 글로벌 3위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미국 마이크론에 공급한다.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으로까지 고객사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반도체는 마이크론에 ‘듀얼 TC 본더 타이거’ 장비를 공급한다고 11일 공시했다. 공급 규모는 225억9139만원이다. 지난해 매출의 14.21%에 해당한다.
듀얼 TC 본더 타이거는 HBM을 수직으로 쌓을 때 위아래를 접합하는 데 쓰이는 장비다. 한미반도체는 이달 1일 글로벌 반도체 고객 사양에 맞춰 최신 기술을 적용한 장비를 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TC 장비는 메모리 제조사별로 요구 사양이 달라 고객사 맞춤형으로 개발된다.
듀얼 TC 본더 타이거는 SK하이닉스 방식인 매스리플로-몰디드언더필(MR-MUF)과 달리 열압착-비전도성필름(TC-NCF) 방식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 장비는 하이퍼 모델인 ‘듀얼 TC 본더 그리핀’과 프리미엄 모델인 ‘듀얼 TC 본더 1.0 드래곤’이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누적 수주액은 올해 들어 2000억원이 넘었다.
AI 열풍으로 엔비디아에 대한 칩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미반도체의 TC본더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반도체가 삼성전자와도 HBM 장비 관련 거래를 시작한다면 글로벌 3대 HBM 제조사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미반도체는 마이크론에 후공정 장비도 납품하고 있다”며 “앞으로 HBM용 본딩 장비로 고객 저변을 계속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