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다음달 운행을 시작하는 신형 고속철도차량 ‘KTX-청룡’(사진)의 성능 검증을 마쳤다고 9일 발표했다.
KTX-청룡은 최고 속도가 시속 320㎞에 달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10분대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기존 KTX(시속 305㎞)보다 더 빠르다. 다음달부터 경부선과 호남선에 투입된다. 1편성당 8량으로 운영되며 좌석 수는 515석에 이른다. 두 개 이상 차량을 하나로 묶어(중련) 운행하면 좌석 수는 최대 1030석까지 늘어난다.
KTX-청룡은 동력 장치가 전체 열차에 분산된 ‘동력 분산식’ 차량이다. 기존 KTX-산천이 동력차를 맨 앞과 맨 뒤에 연결해 전체 열차를 끌고 가도록 하는 방식(동력 집중식)인 데 비해 에너지 효율과 가·감속 성능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역 간 거리가 짧고 곡선 선로가 많은 국내 철도 환경엔 동력 분산식이 더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열차는 100%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2008년 동력 집중식 고속차량 KTX-산천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자체 개발해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현대로템은 이후로도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고속철도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KTX-청룡의 기반이 된 시속 350㎞ 이상 고속차량 동력시스템 설계·제조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도 지정됐을 만큼 전략적으로 중요도가 높다.
현대로템은 KTX-청룡의 영업 운행 투입을 앞두고 성능 검증을 위해 2022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경부고속·호남고속·경강선 등에서 18만㎞ 이상 시운전을 했다. 이 과정에서 주행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한 각종 보완 작업도 마쳤다. 남은 기간 한국철도공사와 ‘길들이기 시운전’을 진행하고 승객 편의시설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