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기상이 나쁠 때 탐지 거리를 세 배 늘린 고성능 라이다(LiDAR)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 이 제품을 앞세워 ‘첨단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용 센싱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라이다는 적외선 광선을 물체에 쏜 뒤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대상과의 거리를 측정하는 센싱 부품이다. 자율주행 차량의 ‘눈’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은 자율주행 차량 한 대당 1~2개의 라이다가 들어가는데 향후 자율주행 수준이 높아지면 4~8개가량 장착된다.
LG이노텍이 개발한 라이다는 최대 250m 떨어진 물체까지 감지할 수 있다. 눈과 안개 등 기상 악화 시 성능이 저하되거나 탐지 거리가 줄어드는 단점을 독자 기술로 해결했다. 기존 라이다에 쓰이는 근적외선 대신 단파장 적외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수집되는 데이터가 기존 대비 최대 10배 많아 검은 옷을 입은 보행자 등 반사율이 낮은 장애물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탐지 거리가 늘어나면 그만큼 제동 거리를 더 확보할 수 있어 주행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이 제품을 올초 CES에서 처음 선보였다.
라이다업계는 중국 허사이, 로보센스와 유럽 루미나, 일본 덴소 등이 뛰어들었지만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없다. 자율주행 상용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자율주행용 라이다시장은 2025년 21억달러에서 2030년 112억달러 규모로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이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카메라 모듈, 라이다, 레이더를 앞세운 ADAS용 센싱 솔루션 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