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실적(올 1분기)은 엄청난 재앙이다. 지금 상황을 타개하지 않는다면 테슬라는 ‘죽느냐 사느냐(Do-or-Die)’의 갈림길에 설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테슬람’(테슬라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투자자)으로 유명한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올해 1분기 판매 실적에 대해 “일론 머스크가 최근 5년 새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닥뜨렸다”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10.5%에서 최근 한 자릿수(6%)로 떨어졌다고 추정했다. 테슬라의 1분기 중국 시장 인도량은 22만876대다. 전년 동기 대비 3.68% 감소했다. 비야디(BYD)가 올해 1분기 테슬라 인도량의 약 세 배인 62만4398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중국을 포함한 올 1분기 전체 인도량도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 테슬라의 ‘분기 역성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역대급’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테슬라는 중국 판매 및 생산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BYD의 공세를 물리치기 위해 ‘5년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0% 금리’ 할부를 제공하는 것은 2014년 4월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5년 무이자 할부로 테슬라 모델3를 구매할 경우(선납금 30% 조건) 월 납입금은 2767위안(약 51만원)에 불과하다. 대신 테슬라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중형 전기 세단 모델3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가격을 최근 5000위안(약 92만원) 인상했다.
생산 전략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테슬라는 단일 공장으로는 최대 규모인 상하이 기가팩토리(연간 95만 대 생산)의 가동 시간을 기존 주 6.5일에서 주 5일로 단축했다. 이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재고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지난 1분기 늘어난 재고량(생산량-인도량)은 4만6561대다. 전체 생산량의 10% 이상이 현재 팔리지 않고 공장 등에 쌓여 있는 셈이다.
한편 테슬라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를 한국에 판매하기로 했다. 4일 테슬라는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된 모델3를 5199만원에 선보였다. 지난해 판매 중단된 미국산 모델3와 비교하면 가격이 800만원 이상 낮아졌다.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현대자동차 전기 SUV 아이오닉 5, 기아 전기 세단 EV6 등 국산 전기차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