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부부들에게 ‘마지막 보루’로 통하는 과배란주사제(IVF-M HP)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온 것은 지난해 초였다. 안 그래도 수요가 늘어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었는데, 주요 제조사인 LG화학이 마침 그때 생산 공장을 전북 익산에서 충북 오송으로 옮기는 작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당시 비축 물량으론 한두 달도 버티기 힘들었던 터.
최성덕 LG화학 생명과학본부 팀장은 그 길로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찾았다. 하루 빨리 ‘생산지 변경 승인’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게 없으면 공장을 다 지어도 의약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과 직결된 문제다. 긴급 승인을 해달라”는 최 팀장의 설득은 한동안 계속됐다. 식약처는 필요성을 인정하고 예상보다 두 달 정도 빨리 승인해줬고, 의약품은 차질 없이 시장에 공급됐다. LG그룹은 저출산 문제에 적극 대응한 최 팀장의 공로를 인정해 올해 LG 어워즈 개인 부문 ‘고객감동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LG는 지난 2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2024 LG 어워즈’를 열었다고 3일 밝혔다. 올해로 6회째인 LG 어워즈는 한 해 동안 제품이나 서비스 분야 등에서 차별적인 고객 가치를 창출한 임직원을 선정해 격려하는 행사다.
구광모 LG 회장이 매년 행사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고 고객 가치 경영을 강조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405개 팀, 3300여 명이 상을 받았다.
구 회장은 “LG 어워즈는 LG그룹이 아니라 ‘고객’이 차별적 가치를 인정하고 주는 상”이라며 “수상자들이 일군 혁신이 더욱 확산돼 더 많은 고객에게 감동의 경험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혁신은 단지 최초·최고의 기술, 제품, 서비스 그 자체가 아니다”며 “기대를 넘어선 경험과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삶의 변화를 느꼈을 때 고객이 차별적 가치를 인정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G가 추구하는 혁신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올해 어워즈에선 최고상인 고객감동 대상 4개 팀을 비롯해 고객만족상 46개 팀, 고객공감상 48개 팀 등 총 98개 팀, 724명이 수상했다. 올해 처음 구성원 심사제를 도입했다. 동료들이 고객의 처지에서 고객가치 혁신 사례를 심사한다는 취지에서다.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진행한 구성원 심사에는 1만 명이 넘는 임직원이 참여했다.
단체 분야 고객감동 대상은 전원 코드 외에 모든 선을 없앤 무선 올레드 TV를 개발한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올레드 M 개발팀이 받았다.
이들은 고객이 TV 주변의 복잡한 연결선이 지저분해 보이고, 직접 연결해 사용하는 것을 불편하다고 느끼는 점에 착안해 ‘선 없는 TV’라는 혁신적인 폼팩터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