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격차가 1년에서 한 분기로 좁혀질 것이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수요가 폭증한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대폭 좁힐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AI 메모리 경쟁에서 삼성을 제외하지 말라’는 기사에서 “삼성전자가 고성능 AI 칩 경쟁에서 초반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뒤처졌지만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상반기 차세대 HBM인 ‘HBM3E’를 양산하면 한 세대 전인 HBM3 때와 같은 1년이 아니라 분기(3개월) 정도만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층으로 쌓아올린 12단 HBM3E를 개발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상반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에 최신 칩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8단 HBM3E 대량 생산에 먼저 돌입했다. 마이크론도 HBM3E 양산을 시작했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생산량을 완판했고 내년 주문을 받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이 아니라 이전 세대 칩을 생산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삼성전자가 경쟁사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HBM3E 양산에 들어가면 경쟁 구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은 높은 상태다.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의 HBM3E 제품 옆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는 서명을 남긴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검증을 통과하려면 ‘엔비디아 규격’에 맞추는 것은 물론 생산능력도 빠르게 늘려야 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AI 열풍으로 HBM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경쟁사보다 삼성전자에 더 유리하다고 WSJ는 전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보다 비용 우위에 있어서다. 번스타인리서치는 올해 D램 전체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