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고철, 폐기 알루미늄·동 등을 거래하는 미국 트레이딩 업체 캐터맨을 인수한다. 고려아연이 차세대 먹거리로 집중하고 있는 리사이클링 사업 확대를 위해 관련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미국 자회사인 페달포인트홀딩스를 통해 캐터맨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1일 공시했다. 인수금액은 5500만달러(약 741억원)다. 이와 함께 캐터맨이 지고 있는 2695억원 규모의 채무를 떠안기로 했다. 캐터맨은 연간 30만t 수준의 고철, 동·알루미늄 스크랩(부스러기나 폐기물)을 구매해 다시 세계로 되파는 업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트레이딩 규모는 15억달러(약 2조235억원)에 달한다.
고려아연은 캐터맨의 리사이클링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리사이클링 사업은 폐전자기기, 폐배터리, 고철과 같은 폐기 금속 등을 가져와 원료를 추출해 다시 사용하거나 파는 사업이다. 원료 추출 기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폐기물의 수급이다.
리사이클링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전 세계 업체들은 폐기물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캐터맨을 통해 수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993년 설립된 캐터맨은 미국 전역의 폐기물 관련 트레이더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현지 네트워크가 핵심 자산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2022년에도 전자폐기물이나 폐기 메탈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기업인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했다. 앞으로 캐터맨을 통해 미국 내 폐기 메탈을 수거해 이그니오홀딩스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캐터맨이 확보하는 동 스크랩은 고려아연이 직접 사용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2028년까지 동 생산량을 연간 15만t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캐터맨을 통해 원료인 동스크랩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캐터맨-이그니오홀딩스-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리사이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형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