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올레드 에보(G3)는 ‘영화감독이 사랑하는 TV’로 유명하다. 명암비가 뚜렷하고 컬러감이 풍성해 시청자가 연출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다. 올해 골든글러브 3관왕에 오른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로 호평받은 이성진 감독은 “다음 작품 작업에 LG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건 LG디스플레이가 10여 년 노력 끝에 개발한 ‘메타 테크놀로지’ 기술이다.
개발 주역인 이태림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제품개발 담당(상무·사진)은 지난달 20일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올초 ‘메타 테크놀로지 2.0’을 선보였다”며 “OLED TV 패널 최초로 최대 휘도(밝기) 3000니트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기존 대비 휘도를 42% 향상시켜 화질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영화 시청에 적합한 대형 OLED 패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서 20여 년간 몸담은 이 상무는 기술 개발의 역사를 모두 지켜본 산증인이다. 메타 테크놀로지 기술은 회사의 OLED 기술력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이 상무는 “OLED 기술의 핵심은 밝은 부분은 최대한 밝게, 어두운 부분은 최대한 어둡게 극명한 차이를 만드는 것”이라며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올록볼록한 렌즈 패턴이 빛의 추출을 극대화해 휘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지속적으로 투자한 덕분에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2.0 기술의 특징은 휘도 개선과 함께 소프트웨어 기술인 ‘메타 멀티부스터’와 ‘디테일 인핸서’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이 기능 덕분에 동굴 속 모닥불이 있는 영상에서 동굴은 더 어둡게, 모닥불은 컬러 휘도를 최대치로 높여 밝고 따뜻하게 표현할 수 있다. 전투신의 경우엔 전사의 표정, 갑옷의 재질 등을 그대로 살려 보다 생생하게 볼 수 있다. AI 알고리즘이 영상을 스스로 분석해 디테일을 살린 것이다.
이 상무는 “영화감독같은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도 우리가 눈으로 보는 소스를 화면에서도 그대로 보고 싶어하는 욕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2020년부터 하드웨어와 함께 빛을 인지하고 색을 구분해 최적의 상태로 조정하는 소프트웨어 기능 업그레이드에도 주력하고 있다” 강조했다.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화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메타 테크놀리지 2.0에 이은 3.0(가칭) 기술 개발도 하고 있다. 이 상무는 “전력 소모량을 줄이면서도 밝기는 최대치로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1.0에서 2.0기술이 나오기까지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차세대 기술도 빠른 시일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1000달러 이상 대형 프리미엄 OLED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000달러 이상 OLED는 대형 OLED 시장에서 연간 평균 200만대가량 팔린다.
이 상무는 “LG디스플레이 OLED는 월등히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고 가격 접근성도 우수하다”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LG OLED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인식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