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 KT DS 대표(사진)가 지난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T DS를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전문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KT DS는 KT그룹의 시스템통합(SI) 등을 담당하는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이다.
이 대표는 “그룹의 주력인 통신업과 IT업은 속성이 매우 다른데 직급 체계가 그룹에 너무 종속되다 보니 그동안 IT업의 특성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며 “직급과 연봉 체계를 개선해 기업 문화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올 1월 새로 부임한 이 대표는 IT업계를 밑바닥부터 두루 경험했다. 20~30대엔 중소 IT기업에서 D램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스리콤(현 HP)과 IBM에서 네트워크 컨설팅을 담당했다. 이후 통신 속도를 높이는 솔루션 개발업체를 창업해 운영했다. 2011년 SK C&C에 입사해 지난해 말까지 디지털전환(DT) 추진 담당 상무, 사업구조혁신 태스크포스(TF)장, ICT 디지털부문장(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 대표는 생성형 AI 시대 SW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로봇이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부상하는 기술의 핵심은 내부 SW와 관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SW기업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 DS는 2022년 매출 7155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을 올렸다. 전년보다 각각 13.6%, 35.8% 증가했다. 이 대표는 그룹 외 매출을 늘리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분산 서버 등 AI 인프라와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권의 구식 시스템 전환, 유통 분야 사업 등도 늘리기로 했다. KT DS는 최근 애큐온저축은행 코어뱅킹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마쳤다. 코볼 기반 중앙시스템을 자바와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이 대표는 “디지털 전환이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곳은 유통업”이라며 “유통과 교육, 공공 부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고 말했다. 2월엔 감염병 정보를 총괄하는 질병관리청 방역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대표는 별도의 취임식 없이 현장 행보로 임기를 시작했다. 3월 사내 소통을 주도할 CI(체인지 이노베이터) 직무를 신설하고 직원 100명을 CI로 임명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받은 느낌은 회사가 지나치게 정적이라는 것”이라며 “AI와 클라우드 SW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조직문화를 완전히 바꾸겠다”고 했다. 조직문화 혁신의 첫 번째 단계로는 인사제도(HR) 개편을 꼽았다. 이 대표는 “올해 안에 직무 역량 순으로 연봉을 새로 책정하고 직급 체계를 바꾸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