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하버드대 지원자 수가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反)유대주의 논란 등으로 하버드대가 혼란을 겪은 여파로 해석된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2024학년도 (가을학기) 신입생 입학 지원자 수가 5만4008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5% 감소한 것으로, 2020년 이후 최저치다.
하버드대 신입생 지원자 수는 2021년 약 5만7786명, 2022년 6만1221명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5만6937명으로 줄어들더니 2년 연속 하락세다.
올해 하버드대 지원자 수가 줄어든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반유대주의 논란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버드대가 반유대주의 논쟁에 휩싸였던 지난해 하반기 한국의 수시입학에 해당하는 조기 전형인 '얼리 디시전'에 지원한 희망자 수는 7921명으로 전년보다 17%나 감소했다.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하버드대를 비롯해 미국 주요 대학에서는 일부 학생들을 중심으로 친(親)팔레스타인 성명 발표나 시위가 이어졌지만, 하버드 측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이에 기부 중단을 선언하는 이들이 나타났고, 일부 입학 희망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당시 총장이던 클로딘 게이 교수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올해 1월 사임했다.
미국 명문대의 소수인종 우대정책이 위헌이라는 지난해 6월 대법원판결도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판결 이후 하버드대의 동문 자녀 입학 우대(레거시 입학) 제도 역시 특권이라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하버드대와는 달리 예일대는 전년보다 약 10% 많은 5만7465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펜실베니아대 지원자도 전년 대비 9% 늘어난 6만5000명에 달했다. 두 학교 모두 지원자가 역대 최대치다. 컬럼비아대, 듀크대, 다트머스대 등도 지원자 수가 상승했다. 아이비리그 대학 중 브라운대는 올해 지원자가 4만9000만건으로 전년의 5만1000건보다 소폭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