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대대적인 조직문화 혁신에 나선다. 업무와 인사과정 전반을 보다 객관적 기준 하에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28일 관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내 혁신TF(단장 기획조정실장)는 이달 초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내부에 공지했다. 앞서 산업부 혁신TF는 지난해 10월부터 격주로 전체회의를 개최, 직원 의견수렴 등을 거쳐 이같은 안을 마련했다. 혁신TF에는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운영지원과장, 혁신행정담당관 및 각 부서 직원 16명이 속해있다.
먼저 산업부는 매년 상·하반기에 내부 직원 투표를 통해 베스트·워스트 간부를 뽑을 계획이다. 조직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간부를 미리 견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베스트간부는 실장 및 국장급에서 3명, 과장 및 팀장급에선 10명을 뽑을 예정이다. 또 워스트간부로는 실장 및 국장단에서 전체 투표 총수의 10% 이상인 간부를, 과장 및 팀장급에선 5% 이상 득표한 간부를 선정한다. 베스트간부는 부내 공개하지만, 워스트간부는 개별적으로 통보하고 장·차관에게만 보고된다. 단 워스트간부 선정시 추후 인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같은 취지에서 '닮고 싶은 상사(닮상)'와 '안 닮고 싶은 상사(안닮상)'을 뽑아 수직적인 공무원 문화에서 비롯되는 집장 내 갑질을 견제해 왔다. 기재부 역시 '안닯상'은 공개하지 않지만 암암리에 소문이 나기 때문에 견제의 의미가 크다. 한편 세 차례 '닮상'으로 뽑힌 간부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 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명예의 전당에 올라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업부는 발탁승진 투명성도 강화하기로 했다. 과거 모호한 기준에 따라 발탁승진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수용해 개선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산업부는 1급 단위로 발탁승진 후보자를 추천받아 공개하고, 승진 적합성을 검토해 인사위원회에서 최종 승진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개혁TF는 업무성과가 뛰어난 사무관의 경우 어떤 보직이라도 승진 가능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산업부 내부에선 혁신 방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평소 직원들이 불만을 가졌던 부분을 잘 반영해 만든 안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또 다른 과장급 공무원은 "아랫직원에 큰 지시도 하지 않고 실제로 업무 성과는 좋지 않음에도 베스트로 뽑히는 경우도 있지 않겠느냐"며 회의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