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의 여왕’ 보잉 747 점보와의 마지막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25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 여객기가 대만 타이베이를 향해 날아올랐다. 이날까지 25년9개월을 운항한 보잉 747의 마지막 날갯짓이었다. 국내에 남아 있는 마지막 보잉 747 항공기다.
조종간을 잡은 김재호 기장은 “태어나 처음 타본 항공기인 보잉 747과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슬픔과 아쉬움이 크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승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항공편은 보잉 747의 마지막 비행을 함께하기 위한 승객들로 일찌감치 매진됐다. 인천·타이베이 공항에선 착륙 시간에 맞춰 소방차량 두 대를 배치해 기체 위로 물대포를 쏘아 올리며 작별을 전했다.
보잉 747은 1970년 처음 취항한 뒤 50여 년간 1574대 생산된 장거리용 대형 여객기다. 장거리 비행의 길을 본격적으로 열고 항공 여행의 대중화를 이끈 기종으로 평가받는다. 이 덕분에 ‘하늘 위 여왕’ ‘점보’ 등의 애칭을 얻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세계 주요 항공사가 도입했지만 연비가 더 뛰어난 보잉 777이 출시되면서 입지가 좁아진 끝에 결국 지난해 단종됐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보잉 747 퇴역으로 국내에서도 완전히 역사 뒤로 사라지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기체를 1999년 도입했다. 김포~뉴욕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비행한 거리는 8800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