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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죽쑤는 애플·테슬라…화웨이·BYD ‘애국소비’에 밀린다
2024/03/19


'프리미엄' 콧대 높던 애플
화웨이에 밀려 점유율 추락
中서 이례적 할인

中 전기차 독식하던 테슬라
작년 4분기 BYD에 1위 자리 내줘
테슬라 640만원 할인에 BYD '맞불 인하'





애플과 테슬라가 중국에서 고전 중이다. 치열한 미중 갈등에도 중국에서 잘만 나가던 기업들이지만 최근 들어 이야기가 달라졌다. 중국에서 이들을 충분히 대체할만한 자국 기업이 출현한 영향이다. 화웨이가 애플을, 비야디(BYD)와 니오가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다.
'오픈런'하던 아이폰이 24만원 할인
과거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도 ‘오픈런’의 대명사였다. 애플 제품이 출시되기 전날이면 수백명이 애플 매장에 10시간 가까이 줄을 서곤 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해 8월. 화웨이가 스마트폰 메이트 60프로를 출시한 시점이다.



메이트 60프로는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실제 화웨이의 작년 4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0% 가까이 늘어났지만, 애플은 10% 감소했다. 결국 애플의 중국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13% 줄어든 208억달러(약 28조원)에 그쳤다. 시장 기대치였던 235억달러에도 한참 못 미쳤다. 중국은 애플 매출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인데 최근 수년 중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아이폰을 대체할만큼 화웨이 제품의 질이 높아진 점이 주요했다. 이번 신제품은 중국 반도체 기업 SMIC가 제조한 7㎚(나노미터, 1㎚=10억분의 1m) 프로세서를 장착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중국 정부의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와 장비 진입을 제한하는 등 강도 높은 제재를 취하자 중국은 이에 대항해 자국 공무원들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 일반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미국 제재가 ‘애국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



애플은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할인을 꺼리던 애플이 이례적으로 아이폰 최신 모델을 할인한 것이다. 애플의 중국 공식 웹사이트는 지난 1월 아이폰15 가격을 최대 500위안(약 9만원) 할인해 판매했다. 이달 들어선 할인폭이 더 커졌다.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아이폰 15 프로맥스를 정상가보다 1300위안(약 24만원)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다른 쇼핑몰 징둥닷컴에서도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테슬라·BYD 할인 '출혈경쟁'
테슬라도 중국에서 비슷한 상황을 직면했다. 전기차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동시에 여타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전기차 기업 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BYD에 쫓기는 와중에 테슬라는 지난 2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6만365대를 출하하는데 그쳤다. 직전 달인 1월(7만1400대)보다 16%, 지난해 2월(7만4400대)보다 19% 쪼그라든 수치다. 한때 중국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던 테슬라가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도 애플처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하지만 BYD도 할인 맞불을 놓으며 ‘치킨 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테슬라는 지난 5일 중국에서 팔리는 모델3·모델Y 일부 차종에 한해 이달 말까지 3만4600위안(약 640만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바로 다음날 BYD는 보급형 전기차 시걸의 중국 판매가격을 5%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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