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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수소 등 '무탄소에너지' 활용해야 탄소중립 실현 가능
2024/03/18


한경 ESG 리포트

한국 세계 10위 에너지 소비국이자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 가져

기후 위기 극복 위해
모든 에너지 기술 총체적 활용해야

활동 시작한 CF연합
무탄소 인증 체계·국제 표준 추진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안이 무탄소에너지(CFE)다. 무탄소에너지는 탄소중립을 실질적으로 실현할 수 있게 한다. 정부와 산업계가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를 만든 이유다. 특히 무탄소에너지는 우리나라 주요 산업 공정의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은 당면한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나 온실가스 배출은 여전히 늘고 있다. 2021년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CO2) 배출 규모는 1990년 대비 67% 증가했다.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전 세계 화석에너지 의존도는 0.2%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그동안 유엔은 각국이 자발적 감축 기여 방식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했으나 배출 규모는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도 못했다.

이에 국제사회는 원전과 수소 등 무탄소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2023년 12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합의문에는 원전 및 수소 등이 재생에너지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처음 명기됐다. 이는 IPCC 6차 평가 보고서 내용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 보고서는 현재까지 대응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수단을 동반하지 않을 경우, 인류가 당면하게 될 위기를 전망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재생에너지에 의존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으로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음을 직시한 셈이다.
○COP28, 모든 에너지 기술 활용 언급
구체적으로 COP28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19년 대비 2030년까지 43%, 2035년까지 60%의 온실가스배출 감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결정문 제27조).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차질 없이 이행하는 동시에 정책 수단을 추가로 개발하고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원전, 청정 수소, CCUS, 바이오 등 모든 에너지 기술이 총체적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했다(결정문 제28조). 온실가스배출을 줄이기 위해 특정 기술만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기후 위기 심화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각국은 원전을 포함한 청정에너지 기술의 역할을 재설정해야 하는 패러다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동시에 국제환경 변화는 한국 경제에 매우 도전적인 과제를 안기고 있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화석연료 기반 자동차 판매 금지 등 규제가 목전에 있고, 에너지 시스템 청정화를 위한 RE100(재생에너지 100%), CF100(무탄소에너지 100%) 등 자율 규범이 우리의 경쟁력을 억죄고 있다.

우리나라가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범지구적 활동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못함으로써 발생될 부정적 영향을 단지 몇 가지 단편적 요소로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은 세계 10위 내외의 에너지소비 국가이자 산업 부문 에너지소비 비중이 57%(2021년)에 달하는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에너지 시스템의 청정화를 도모할 수 있는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산업구조를 에너지 저소비형 구조로 개편하는 것이 요구된다. 원론적으로 매우 옳은 요구지만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내재한 국내 산업구조의 급격한 전환은 쉽지 않다. 이는 우리나라 산업이 축적된 기술과 자본, 생산능력을 유지하면서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정부와 산업계가 실질적 온실가스 감축 수단을 확보하고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제시한 특단의 대안이 CFE 이니셔티브다. CFE 이니셔티브는 전력의 탈탄소화를 기반으로, 산업공정 연료·원료의 탈탄소화를 촉진해 탄소중립을 실질적으로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산업공정 투입 에너지의 무탄소화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 대한 무역 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CFE 공급 능력 제고해야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 기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CFE 공급 능력 제고를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한편, 기업이 CFE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CFE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은 무탄소에너지원(원전, 청정 수소, 바이오에너지 등) 확대에 국한하지 않는다. 기존 에너지산업 및 신규 산업에서 배출될 수밖에 없는 온실가스를 처리하고 활용하는 기술 개발도 블루오션 영역인 만큼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이에 정부가 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 신기술 개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준을 조기에 마련하고, CFE 적정 가격 체계, 청정 전력의 지역적 편중성 극복을 위한 에너지망 확충, 청정 수소 생산 기술과 관련한 가치사슬 구축, 배출권 거래시장 고도화, 탄소포집 및 활용·저장(CCUS) 기술 조기 개발 등과 관련해 흔들리지 않는 정책 기조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CF연합은 CFE 이니셔티브의 국제적 확산을 위해 무탄소에너지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무탄소에너지 인증제도 역시 무탄소에너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설계하고 있다. CF연합은 무탄소 인증 체계 구축과 함께 CF연합의 회원사 및 참여국과 함께 무탄소에너지에 관한 정의와 범위 등이 담긴 국제표준 설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무탄소에너지 확산을 위한 다양한 학술, 정책, 교육, 홍보 활동도 추진한다.

COP28 회의장에는 에너지·환경 전문가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국제법 전문가, 산업디자이너, 투자 자문회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는 기후 위기 대응이 기술, 제도, 국제협력 등에 기반해 새로운 산업으로 정착됐음을 의미한다. CFE는 미래 사회를 위한 에너지 시스템 구조를 마련하는 것으로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실질적 해법이다. 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핵심 요소가 기후 위기 대응인 만큼 CFE 이니셔티브는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양의석 CF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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