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SU7 한정판 5000대 순식간에 완판…우리도 놀랐다"
베이징 중관춘 본사 가보니
애플도 포기한 전기차 생산 들떠
"이윤 안 따진 레이 회장 뚝심 덕분
연내 10만대 계약 달성 문제없다"지난 12일 중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한데 모인 베이징 중관춘 상디의 샤오미 본사.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 본사는 전기차 SU7 출시로 들뜬 모습이었다. 건물 곳곳에는 SU7과 관련된 전광판이 보였다. 이곳이 가전회사인지 전기차 회사인지 헷갈릴 정도다.
보조석에 ‘파운더 에디션’이란 문구가 새겨진 초도 물량 5000대는 나오자마자 ‘완판’됐다.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 겸 회장은 특별 대우를 받아 샤오미의 종목코드인 ‘1810’을 골랐지만, 대다수 임직원은 물량이 없어 못 샀다고 한다.
본사에서 만난 샤오미 관계자는 “우리도 이렇게 잘 팔릴 줄 몰랐다”며 “‘이윤 생각하지 말고, 최대한 잘 만들라’는 레이 회장의 지시 덕분”이라고 했다. 샤오미는 지난 24일까지 기준 7만 5723대가 계약된 만큼 연내 10만 대 계약 목표 달성에 문제없다고 보고 있다.
샤오미는 제품 마진을 5% 이상 가져가지 않는다는 ‘5% 원칙’을 앞세워 샤오미 생태계를 키워왔다. SU7도 5% 마진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레이 회장은 그동안 샤오펑·웨이라이 등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하면서 전기차 출시를 준비해왔다.
‘짝퉁 포르쉐’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샤오미는 25일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에서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샤오미 부스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언론과 ‘자동차 유튜버’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들은 자동차를 한 번도 만든 적 없는 가전업체가 자동차 시장 진출 선언 3년 만에 내놓은 작품의 성능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포르쉐의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S’와의 비교 행사도 열렸다. SU7은 타이칸S보다 2초 빠른 1분42초 만에 트랙을 완주했다. 전문가들은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의 주류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샤오미가 진짜 노리는 건 자동차 자체가 아니라 모바일과 자동차를 넘나드는 운영체제(OS)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 본사에서 한국 언론 최초로 시승한 SU7엔 샤오미의 AI 비서 ‘샤오아이퉁쉐’가 장착돼 있었다. 비서를 부르면, 어느 좌석에 앉은 사람이 호출했는지 정확히 구분해 답을 줬다. 고속도로로 나가자 AI 비서는 자율주행(레벨3)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샤오미는 AI 생태계를 조성해 모든 제품을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으로 연결하고 있다. SU7도 그랬다. 샤오미 OS로 스마트폰과 전기차는 물론 집에 있는 가전제품과도 모두 연결됐다. ‘스마트 자동차’인 셈이다. 터보모드를 켜고 2.78초의 제로백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차석원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샤오미가 3년 만에 전기차를 제작한 데 대해 “1984년 폭스바겐이 중국에 진출한 이후 유럽 기술을 모두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샤오미는 현대자동차의 합작사인 베이징자동차로부터 설비 시설을 포함한 전기차 제조 라이선스를 사들였다. SU7의 해외 진출 시간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100개 이상 국가에 진출한 샤오미가 SU7 판매망을 구축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신정은/김진원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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