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LG전자 맞손
로봇 배송 서비스 '브링' 출시
한 번에 커피 32잔 배달 가능
현대차·뉴빌리티 등도 출사표
로봇 배송 시장 춘추전국시대카카오모빌리티가 LG전자와 손잡고 로봇 배송 서비스(사진)에 나선다. 로봇이 엘리베이터와 자동문을 출입해 우편과 커피, 서류 등을 배달하게 된다. 서울 성수동 빌딩을 시작으로 호텔과 병원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로봇 딜리버리’ 서비스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 업체와 로봇 제조사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로봇 배송 서비스 ‘브링’ 출시
22일 카카오모빌리티는 로봇 배송 서비스 ‘브링’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로봇 배송 상용화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LG전자가 배달 로봇 ‘클로이 서브봇’을 제공하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체 배송 서비스와 로봇을 연동해 운영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최적 배차와 수요예측, 라우팅 등 카카오모빌리티가 축적한 모빌리티 기술을 브링 서비스에 집약해 관리자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배송의 효율성은 극대화했다”며 “로봇을 고려해 설계하지 않은 건물에도 로봇을 배치해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로이 서브봇은 30㎏의 물품을 최대 네 곳까지 배송할 수 있다. 커피는 총 32잔까지 실을 수 있다. 로봇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탑승하거나 자동문을 통과해 배송한다. 6개의 바퀴에 충격 흡수 장치가 설치돼 있어 음료를 안정적으로 배달할 수 있다. 6시간 충전으로 12시간 작동한다.
배송 로봇은 오는 25일부터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누디트 서울숲’에 배치돼 운용된다. 로봇은 지하 2층 메일함에서 우편물을 수령한 뒤 5층 카페에서 음료를 서랍에 받게 된다. 이후 3층으로 내려와 사무동 엘리베이터로 갈아탄 뒤 6~11층 사무실 직원들에게 우편과 커피를 배송한다.
○안면 인식하고 장애물 피해 배송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올해 540억달러(약 74조5000억원)에서 2026년 741억달러(약 102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자율화 라스트마일 배송 시장은 연평균 22.7% 성장하고 있다. 2030년 물류 5개 중 하나는 로봇에 의해 배송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기아는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를 2분기 중 서울 성수동 오피스빌딩 ‘팩토리얼 성수’에서 운용할 계획이다. 달이 딜리버리는 현대차·기아가 2022년 공개한 호텔 배송 로봇을 개선한 버전이다. 성인 걸음 속도인 시속 4.32㎞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배송 목적지에 도착하면 카메라로 안면을 인식해 자동으로 서랍을 열어 물품을 전달한다.
현대자동차그룹 스타트업에서 분사한 모빈은 스스로 계단을 오르고 내릴 수 있는 배송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3차원(3D) 라이다와 울트라소닉 센서, 뎁스 카메라 등이 부착돼 장애물을 쉽게 회피할 수 있다. 지난해 편의점 CU와 배달 로봇 실증 사업을 진행한 결과 평균 배송 시간이 11분으로 라이더 배달 시간(25분)보다 두 배 이상 빨랐다. 경기 화성시 남양읍의 CU편의점에서 100m 떨어진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임직원 아파트를 오갔다.
스타트업 뉴빌리티는 상반기 서울에서 실외 로봇 배송 서비스에 나선다. 뉴빌리티는 지난해 KT와 손잡고 강남 일대에서 음식과 생필품 등을 로봇으로 배달했다.
뉴빌리티 관계자는 “주행 환경과 관련한 데이터를 학습하기 위해 서비스 지역을 점차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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