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 계열사 주총 데이
한종희 "밸류 있는 M&A 고민"
현장 온 개미 송곳 질문에
13인의 CEO, 일일이 대답
최윤호 "GM 합작 공장도 확대"20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장. 롤러블폰과 슬라이더블폰 출시 시점을 묻는 주주 질의에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이 답변을 시작했다. 지난해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답했지만, 올해는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노 사장이 직접 나섰다. 그는 “새로운 폼팩터 제품은 완성도와 소비자 밸류가 가장 중요하고, 이런 부분이 완벽하게 준비되는 시점까지 많은 선행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엔 13명의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 전원이 연단에 올랐다. 주총에 사장단이 총출동한 건 처음이다. 2명의 부회장이 대표로 주주의 답변을 소화했던 지금까지 방식에서 변화를 준 것이다.
○사장단 총출동한 삼성전자
경영진은 이날 주주 질의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이어가며 소통을 강화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반도체 사업을 질타하고, 박스권을 오가는 답답한 주가를 성토하는 질의엔 거듭 고개를 숙였다. 주총장 밖에선 주주 체험 전시존을 신설하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에서 혁신을 거듭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AI, 고객 경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의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인수합병(M&A) 발표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지폈다. 한 부회장은 “많은 사항이 진척돼 있고 조만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밸류를 낼 수 있는 M&A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주주 소통 강화한 삼성 계열사
삼성SDI는 이날 주총에서 공장 증설 계획을 내놨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전기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판단에 따라 북미 지역에 단독 공장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 등과 합작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SDI가 독자적인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 대표는 또 “(GM 등과의) 합작 공장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그동안 설비 투자에 소극적이던 삼성SDI가 올해부터 본격 확장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AI 관련 매출을 매년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정기 주총에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AI 매출 증가와 함께 “전장용 제품 매출도 2025년까지 2조원 이상, 매출 비중 20%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부터는 AI용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반도체 기판)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FCBGA는 반도체 패키징 작업에 필요한 인쇄회로기판의 일종으로, 반도체 여러 개를 묶어 성능을 극대화해야 하는 AI 시대에 중요도가 커진 제품이다.
김채연/김우섭/최예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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