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노트북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애프터서비스(A/S)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노트북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꽉 잡혀 이른바 ‘외산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해외 기업들이 힘을 못 쓰고 있다. 해외 브랜드들은 지금까지 약점으로 꼽히던 A/S를 강화해 한국 시장을 공략해보겠다는 계획이다.
18일 대만의 노트북 브랜드 에이수스는 이달부터 강화된 사후 관리 서비스 ‘에이수스 개런티’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롯데 하이마트와 협력해 전국 340여개 하이마트 매장에서 A/S 방문 접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제품 보증 서비스도 강화해 지난해와 올해 출시된 제품을 구매한 경우 소비자 과실로 인해 제품이 망가져도 무료로 수리해준다. 1년간 1회에 한해 젠북, 비보북, ROG, TUF 제품군에 적용된다.
해외 브랜드들은 국내 유통사와 손잡고 촘촘한 A/S 망을 구축하고 있다. 직접 전국에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수리기사를 고용하는 삼성, LG의 인프라를 따라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미 인프라를 마련해놓은 유통사와 협력하는 것이다.
HP도 지난해 10월부터 쿠팡과 협력해 무상 A/S를 제공 중이다. 수리를 신청하면 당일 배송기사가 방문해 접수하고, 24시간 전화 응대도 가능하다. HP 관계자는 “한국은 HP가 진출한 세계 시장 중 무상 A/S가 가능한 몇 안 되는 국가“라며 ”쿠팡과 같은 현지 기업과 협업하는 것도 한국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A/S에 공들이는 이유는 A/S를 잡아야 한국 시장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에이수스, HP 등 외산 브랜드는 세계 시장에서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선 편리한 A/S를 제공하는 삼성과 LG에 크게 밀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HP는 지난해 전세계 PC 시장에서 점유율 21.9%로 2위를 기록했다. 에이수스 역시 7.1% 점유율로 5위였다. 삼성전자는 1%대에 그친다.
한국 시장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는 삼성과 LG가 양강구도를 펼치며 20년 넘도록 점유율 50%를 기록 중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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