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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벌었잖아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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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연동해 복지 확대 요구
글로벌 車업계 전례없는 일



[ 김일규 기자 ]
기아 노동조합이 올해 장기근속자, 정년퇴직자를 대상으로 ‘부부 동반 해외여행’을 보내달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지난해 2000만원가량의 성과급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과도한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최근 노보에서 “장기근속자, 정년퇴직자 해외여행 등 코로나19로 중단한 복지 혜택을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만큼 복지 혜택을 최대로 늘려달라는 것이다.

기아 노사는 단체협약에 ‘부부 동반 해외여행’ 등 장기근속자 우대 조항을 두고 있다. 회사는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이를 중단하는 대신 200만원 수준의 현금을 제공했다.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애초 단협의 장기근속자 우대 조항이 너무 과도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단협은 20년 근속하면 격려금 100만원과 4박5일 부부 동반 해외여행을 제공하도록 했다. 20년 이상 근속한 정년퇴직 대상자에게는 해외여행 기간을 포함해 한 달의 위로 휴가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시대착오적인 단협 때문에 회사의 퇴직자 복지 비용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퇴직자 복지'까지 챙기라는 기아 노조
차량 25%할인도 모자라 해외여행 요구
기아의 퇴직자 복지 혜택 중 가장 큰 것은 25년 이상 근무한 뒤 퇴직하면 75세까지 3년마다 25% 할인된 가격에 차를 살 수 있는 제도다. 이마저도 지난해까지 ‘평생 2년마다 30% 할인’이던 것을 줄인 것이다. 기아 노조는 혜택 축소에 반발해 파업 카드까지 꺼냈다. 사측은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에 더해 여름 휴가비를 30만원에서 80만원으로 올리는 등 추가 지원을 통해 노조를 달랬다.

기아의 직원 평균 연봉은 2021년에 이미 1억100만원으로 1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기본급을 월 9만8000원 올린 데다 2000만원 수준의 성과급까지 받은 점을 감안하면 작년 연봉은 1억원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몸부림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전기차 공장 착공이 급한 회사를 상대로 ‘고용을 더 늘리라’며 1년 가까이 착공을 반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기아 단체협약의 ‘고용 세습’ 조항이 위법하다며 시정명령을 내린 것을 두고 ‘노조 죽이기’라며 반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기아 노조는 연말 지부장 선거를 앞둔 만큼 올해 더 강경하게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현대자동차 등 계열사와 함께 ‘전 직원 400만원 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행위에는 정부가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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