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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8 → 14명, 엔씨 1 → 5명, SKT 3 → 4명…'젊은 ★' 반짝
2021/11/18


파격 넘어 새 인사트렌드

미래에셋, 신임 팀·지점장 3명 중 1명 80년대생
능력·성과주의 확산…투자·재무 등 곳곳서 활약
기업 사외이사도 전문성 갖춘 젊은 교수들 발탁



[ 박재원 기자 ] 2010년 삼성전자는 30대 임원 승진자 3명을 깜짝 발표했다. 국내 인사 트렌드를 이끄는 삼성전자의 발표에 재계는 주목했다. 삼성전자가 기업문화 혁신을 그 어느 때보다 가장 강조하던 해였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기업들이 젊은 인재를 임원으로 발탁하는 사례는 크게 늘지 않았다. 회사 이미지를 쇄신하고 ‘파격 인사’라는 메시지를 전할 순 있었지만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국내 기업 분위기에선 나이 어린 임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성과주의’와 ‘공정’이 주요 화두가 되면서 발탁이 이어지고 있다. 밀레니얼 임원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배경이다. 실력이 있으면 나이와 무관하게 제대로 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성과주의 인사 문화 정착”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시가총액 50위 기업들의 임원 명단을 살펴본 결과 뚜렷한 변화가 확인됐다. 1980년대생 임원은 1년 새 61%(31명→50명) 늘었다. 네이버 등 정보기술(IT)에 집중된 경향이 있지만 통계상으론 회사당 1980년대생 임원이 한 명꼴로 있는 셈이다.


연말을 앞두고 속속 발표되는 기업들의 승진자 명단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회사도 예외는 아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신규 선임된 팀·지점장 중 1980년대생 비율이 33%에 달했다. 50명의 임원 승진자 가운데서도 1980년생은 8명이나 됐다. 이기상 미래에셋증권 인재혁신본부장은 “나이를 구분하지 않고 2~3년간의 정성, 정량 평가를 통해 성과주의 인사를 하다 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나이가 젊더라도 실력 있는 인재에게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인사 문화가 정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총 50위 기업 가운데 1980년대생 임원이 가장 많은 조직은 네이버다. 총 14명의 책임리더(임원)가 있다. 1980년생부터 1986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포진해 있다. 1986년생인 정민영 책임리더는 34세의 나이에 임원 자리에 올랐다. 네이버 뉴스, 쇼핑, 라인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적용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조직을 이끌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0월 회사 설립 후 첫 임원직을 신설하면서 1980년생에게 각각 최고투자책임자(CIO),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겼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3분기 기준 1명에 불과했던 1980년대생 임원이 올해 5명으로 증가했다.

1980년대생이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해 기업들의 새로운 인사 트렌드가 자리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에 맞춰 젊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율주행, 메타버스, 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제조 금융 서비스 등 산업 전반에 확산 적용되면서 기술 중심의 젊은 세대 교체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외이사도 젊어진다
1980년대생 임원 가운데선 연구개발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총 6명의 1980년대생 임원을 선임한 삼성전자는 5명이 박사, 1명이 석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 MIT, 국내 KAIST 출신 인재들이다.

KT 융합기술원 내 신설되는 AI2XL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배순민 상무(1980년생)도 KAIST에서 컴퓨터사이언스 학과를 졸업하고, 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엔씨소프트의 전무 가운데 유일한 1980년생인 심민규 전무 역시 게임 개발자 출신이다. 1982년생 UX센터 박성종 상무는 KAIST 석사 출신이다. 현대차의 1980년대생 임원인 한영주 상무(카클라우드개발실장)도 KAIS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외이사에도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ESG위원회를 꾸리면서 1983년생 김태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회사 측은 “회계 전문가로서 깊은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어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전력은 1987년생 방수란 서울에너지공사 고문변호사를 사외이사 명단에 포함시켰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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