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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무센 "인재·세계화 힘으로 성장한 한국, 기후변화 대응 선진국 돼야"
2021/11/10


글로벌 인재포럼 2021

기조연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前 덴마크 총리

기후변화 대응은 산업혁신 기회
인재포럼 기조연설·축사
文대통령 "기업의 ESG 노력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



[ 최만수/최한종/임현우 기자 ]
“기후 변화 대응을 비용 문제로만 접근해선 안 됩니다. 4차 산업혁명을 촉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합니다.”(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사진)

세계 최대 인적 자원(HR) 분야 포럼인 ‘글로벌인재포럼 2021’이 10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글로벌인재포럼은 한국경제신문사, 교육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공동 주최한다.

포럼에 참석한 세계적 석학과 각계 전문가들은 올해 주제인 ‘디지털 전환, ESG,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코로나19 및 기후위기가 촉발한 패러다임 변화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 양성 방안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인적 자원 관리(HRM) 전반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미래 인재상은 혁신·융합이란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며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를 포괄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기업은 가장 효율적으로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조직”이라며 “기업이 문제 해결에 스스로 뛰어들게 만들 제도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 아탈리아소시에 대표는 특별강연에서 “친환경, 의료, 교육 등에 투자하는 생명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에서 “청년들이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교육계 기업계 연구계가 경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노력을 뒷받침해 ‘사람 중심의 혁신적 포용국가’로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 대응이 신기술·혁신 촉진…탄소중립·경제성장 동시 달성 가능
모든 정책서 공정성이 최우선 가치…그렇지 못할 때 포퓰리즘이 득세
“능력 있는 사람일수록 책임도 커지는 법이죠. 한국과 덴마크 같은 부국들이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앞장서 보여줘야 합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는 10일 ‘글로벌인재포럼 2021’에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기후변화 대응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지만, 잘 활용하면 오히려 신기술과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덴마크는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육성했다. 그 결과 세계 최대 풍력터빈 제조사인 베스타스,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인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CIP) 등이 탄생했다.
○“韓·덴마크, 인재의 힘으로 성장”
라스무센 전 총리는 2009~2011년과 2015~2019년 두 차례에 걸쳐 덴마크 총리를 지냈다. 그는 “한국의 놀라운 발전은 안데르센의 동화보다 더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라스무센 전 총리는 2013년 수교훈장 광화대장을 받았고, 2016년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위촉되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다. 그는 “한국과 덴마크는 영토가 작고 천연자원도 부족하지만 ‘인재’와 ‘세계화’의 힘으로 성장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라스무센 전 총리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핵심 요소로 ‘4C’를 제시했다. 기후(climate)와 더불어 사회적 통합(cohesion), 문화(culture), 지혜(cleverness)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필수 요건으로 꼽았다. 그가 사회적 통합을 강조한 것은 4차 산업혁명 여파로 일자리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라스무센 전 총리는 “무슨 직업이 생겨나고 사라질지, 어떤 지식이 필요할지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고용유연성이 유럽 최고 수준인 덴마크에서는 해마다 근로자 10명 중 1명꼴로 일자리를 옮긴다. 그는 “고용주에겐 쉬운 해고를, 근로자에겐 적정한 실업급여와 평생교육을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적 가치와 과학적 근거를 신뢰하는 풍토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려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래야만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불공정이 포퓰리즘·고립주의 키워”
라스무센 전 총리는 “4C를 강화하기 위한 모든 정책에서 공정성이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공정성은 ‘균등한 경쟁의 기회’를 의미한다. 라스무센 전 총리는 “세계화는 많은 사람을 이롭게 했지만 누군가에겐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지 않을 때 포퓰리즘, 고립주의, 자국우선주의가 득세하게 된다”고 했다.

라스무센 전 총리와 대담에 나선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한국 사회의 4C’에 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루려면 기업·산업구조 혁신이 필수적인데, 한국은 낮은 노동유연성이 큰 걸림돌이다”고 우려했다.

김 의장은 “역대 정부마다 노동유연성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시도했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대립과 대결을 부추기는 데는 능하지만 대화와 타협을 이끄는 데는 부족한 한국 정치의 잘못”이라고 토로했다. 라스무센 전 총리는 “덴마크가 노동시장 문제를 해결해 온 것도 100년 넘는 시간에 걸쳐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댄 결과”라며 “서로 신뢰하고 함께 고민하는 전통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최만수/최한종/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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