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경제 뉴스
나스닥 상장 해냈지만…
2021/11/06
#####

<9> 나스닥 상장사 '와이더댄' 공동창업자 출신 케빈 김

SKT 출신 엔지니어
한국 최초 무선인터넷 서비스 개발

나스닥 상장사 '와이더댄' 창업멤버
애플 대항 스트리밍 서비스 탄생 기여

회사 팔린 뒤 외부로 내몰려
스타트업 창업했지만 뜻대로 안돼
삼성 거쳐 교육 창업 재도전

50대는 '지키는 시기'라지만…
뭔가를 지키려면 도전해야




갑자기, 이야기를 이어가던 케빈 김씨(51)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한국 최초 무선인터넷 서비스 개발, 무선인터넷 업체 '와이더댄'의 창업멤버로 합류, 미국 나스닥 상장 등 '그의 전성기'를 거쳐 2011년께 몸 담았던 스타트업 이야기를 할 때였다.

당시 케빈 김은 다른 사람보다 일찍 인터넷 기반 무료 메시지 서비스, 대화방 플랫폼 등을 기획했다. 와이더댄에서 번 돈을 3년 간 그가 창업한 스타트업에 쏟아부었다. 상용화까지 가는 길은 험했다. 자금이 떨어지고 외부 투자금을 받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직원들을 내보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인터뷰한 케빈 김은 인생의 굴곡이 보통보다 심했던 사람이다. SK텔레콤에선 그룹 회장실에 초대 받아 칭찬을 들을 정도로 잘 나갔다. 원년멤버로 참여한 와이더댄은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꿈에 그리는 '나스닥 상장'을 이뤄냈다. 당시 한국 언론에도 와이더댄의 나스닥 상장은 대서특필됐다.

시련은 그의 의지와 무관하게 찾아왔다. 최대주주의 사정 때문에 와이더댄이 갑자기 외부에 팔렸고, 경제위기가 닥치자 그는 회사에서 내몰렸다. 스타트업을 세웠지만 그간 번 돈을 모두 날렸다. 그리고 그는 삼성전자 미국 법인을 거쳐 지금은 다시 교육 관련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삶, 특히 힘들었던 시기에 대해 "시련이었지만 실패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계획대로 스타트업을 키우지 못했던 경험에서 '사람'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이후 9~10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사람을 찾았다고 한다. 실제 그는 '맏형' 소리를 들으며 실리콘밸리의 다양한 스터디 모임에 나와 후배들과의 교류를 즐긴다.

50대에 접어들어 '지키는 것'이 중요한 시기에 창업에 나선 이유가 뭘까. 그는 "지키려면 도전해야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사업을 접은 게 아니라 보류한 것"이라는 그의 말이 변명 같이 들리지 않았다.
SK그룹 회장에게 받은 칭찬은 삶의 원동력
▶첫 직장이 SK텔레콤이라고요.

"저는 한양대 전자공학을 전공했습니다. 교수가 되는 게 꿈이었기 때문에 유학 자금이 필요했죠. 주로 월급 많이 주는 회사들에 지원했습니다. 1996년 SK텔레콤에 공채1기로 입사하게됐습니다. 월급이 다른 회사의 두 배 수준이었습니다. 2년 간 벌고 나오자고 생각했습니다."

▶목표대로 2년 만에 퇴사하셨나요.

"아니요. 민영화 직후였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 및 고도화 관련 일이 많았어요. 신입이었지만 일정 규모의 프로젝트를 맡게 됐습니다. 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관리부서 동료들과 교류하면서 회사에 대해서도 잘 알게됐죠. 그리고 회사 최초의 인터넷 기반 사내교육 시스템도 타 부서 동료들과 함께 개발했어요. 재미와 보람을 함께 느꼈습니다."

▶SKT에서 이룬 가장 큰 성과는 무엇입니까.

"인터넷 붐이 일고 있던 1998년이었어요. 회사 내부적으론 '경쟁에서 이기려면 치고 나가야한다'는 분위기가 강했죠. 무선인터넷 TF에 속하게 됐습니다. 저도 사실 무선인터넷에 대해 잘 몰랐는데 사내 인트라넷 구축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뽑혀온거죠."

▶무선인터넷 TF가 가장 먼저 어떤 걸 시도했나요.

"사람들이 노트북이나 PDA로 무선인터넷망에 연결해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죠. 그래서 PC를 무선인터넷망에 연결해주는 접속프로그램 '접속(jubsok)'과 이를 중계해주는 웹 프록시 서버를 제가 개발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네요.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대법원장이 회사에 연락을 주셔서, 개발자인 제가 직접 자택을 방문해 설치해드리기도 했습니다."

▶서비스는 인기를 끌었나요.

"무선데이터망 속도가 9.8kbps(킬로바이트퍼세컨) 밖에 안됐어요. 그래서 이미지압축을 통해 전송량을 줄여주는 알고리즘을 광운대 연구팀과 함께 개발했죠. 3배 정도 빠른 속도를 확보해 통신사의 데이터망 구축 경쟁에서 SKT가 우위를 갖게 됐어요. 거의 모든 언론에 나왔고요. 사장실에선 5000억원짜리 일을 해냈다고 칭찬을 했습니다. SK그룹 회장실에 초대돼 '그대들이 보배'라는 칭찬까지 들었죠."

▶유학은 미뤘겠네요.

"네. 당시 굉장히 뿌듯했고 시장에서 제가 한 걸 인정해주니까요. 더 큰 걸 잘 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어요. 또 회사도 저를 '주니어매니지먼트포럼'이라고 미래의 경영자를 키우는 프로그램에도 넣어줘고요."

▶이후 더 큰 프로젝트를 맡게됐다고요.

"네. 그때까지는 무선인터넷에 접속만 했는데 앞으론 진짜 IP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표준단체인 3GPP에서 추진하던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이란 무선인터넷 기술을 상용화하는 프로젝트였죠."

▶순탄하게 진행됐나요.

"아니요. 세계적으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상용화한 케이스가 거의 없었어요. 관련 솔루션 업체들이 최소 몇 백만불의 솔루션 가격을 제시했죠. 회사에서 배정받은 예산이 많지 않았습니다. 저와 팀 선후배들은 '차라리 우리가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혼자 힘으론 못했을텐데요.

"적은 예산으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 관리 시스템을 함께 개발할 IT 업체를 찾아야했죠. 가장 적절한 업체였던 '한국 디지탈 라인(KDL)'에 가서 '비용은 많이 지원해주지 못하지만, 무선인터넷이라는 앞으로 크게 성장할 시장에서의 경험을 함께할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했어요. 결국 KDL과 함께 WAP 기반의 새로운 무선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 플랫폼으로 무엇을 했나요.

"모바일에 특화된 벨소리, 배경화면, 게임, 영화, 증권 같은 서비스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 서비스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SK텔레콤은 당시 'n. TOP'이라는 유무선 서비스를 출시하게 됩니다. 아마 통신사가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세계 최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네이버의 이해진 대표나 싸이월드의 이동형 대표 등도 만나서 업무 협의를 했었어요. "
글로벌 시장 가고 싶어 벤처 공동창업…나스닥 상장 주역
▶SKT에서 성공가도를 달렸는데, 변화가 있었다고요.

"글로벌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마침 'TTL'이란 브랜드로 공전의 히트를 쳤고 30대에 임원을 달았던 당시 서진우 상무(마케팅전략팀장)님이 "무선인터넷을 갖고 해외로 가보자", "20년 후엔 소프트웨어 업계의 삼성전자가 돼보자"고 하셨습니다. 해외 솔루션업체들을 볼 때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SK텔레콤을 그만두고 사내 스타트업 '와이더댄'의 창업 멤버 7명 중 한명으로 들어가게됐습니다. 당시가 2000년 제가 31살때입니다."

▶와이더댄의 초창기 사업은 어땠나요.

"SKT 프로젝트를 주로 하다가 2년차 때 부턴 무선인터넷 해외사업에 집중했습니다. 벨소리, 배경화면 등의 사업을 하는 협력사들과 함께 협업했고요. 첫 고객은 이스라엘의 '오렌지'사였고요. 첫 고객과 성공적으로 사업을 개발해보니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대만의 APBW 같은 통신사도 고객으로 확보했죠. 열심히하다보니 노키아벤처스, 일본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투자도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와이더댄은 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했나요.

"한국에서 좋은 걸 가져가서 해외에 소개하고 판매했죠. 당시 한국에서 '컬러링'이 떴어요. 이걸 갖고 나가고 싶었는데, 미국이나 유럽은 GSM 방식이라 한국의 CMDA와는 차이가 있었죠. 열심히 GSM에 대해 공부를 하고 에릭슨, 지멘스, 알카텔 같은 곳들에 연락해서 소개도 했고요. 이 중 알카텔이 호응을 했고. 함께 세계 최초의 GSM 기반의 '링백톤'(한국의 컬러링) 솔루션을 완성했습니다."

▶링백톤(한국의 컬러링) 때문에 와이더댄이 일어선거네요.

"링백톤 사업은 와이더댄을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 음악 서비스 주요 플레이어로 고객사들과 경쟁사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죠.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어요. 모바?
상담자 정보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상담자 정보를 입력해주세요.
문의내용 상품에대한 궁금하신 내용을 적어주세요.
개인정보 수집동의 안내
※ 본 서비스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아래와 같이 고객님의 개인정보가 수집됩니다.
- 수집항목 : 작성자명, 연락처, 이메일, 문의내용
- 수집목적 : 문의내용에 대한 회신 목적
- 보관기간 : 문의처리 후 7일간 보관 (추가 문의 회신 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