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경제 뉴스
MZ 임원 나오게하자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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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부장·차장급 통합 '파격'
임원 승진 기간 단축시켜
현대차그룹·대우조선해양도
직위 간소화…수평 조직문화

일부선 "인건비 낮추기 꼼수"



[ 도병욱/박한신 기자 ] ‘부장’이 사라지고 있다. 한국 기업에서 부장은 ‘직장 상사’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조직문화를 보다 수평적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 기업이 늘면서 부장이라는 직급은 점차 부담스러운 존재로 변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상당수 기업이 부장 직급을 없앴고, 앞으로도 이런 움직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직급 개편을 통해 부장급(S2)과 차장급(S1)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내년 1월부터는 롯데그룹 대부분 계열사에 새 직급체계가 적용된다. 그룹 관계자는 “직급 개편을 통해 임원 승진 대상이 되는 기간을 단축시켜 젊은 임원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며 “조직을 수평적이고 유연하게 바꾸려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는 데 최소 3년이 필요했고, 부장이 상무 승진 대상이 되려면 4년이 지나야 했다. 하지만 통합된 수석(차장~부장) 직급에서 상무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5년만 지나면 된다. 상무가 되는 데 필요한 기간이 2년 단축된 셈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연공서열 중심의 느리고 경직된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롯데그룹이 파격적으로 직급체계를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기업에서도 부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직급’인 경우가 많다.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는 2년 전 차장과 부장 직급을 통합했다. 5급사원~부장의 6단계 직급은 G1(5급사원 및 4급사원), G2(대리), G3(과장), G4(차장 및 부장) 등 4단계로 정리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사무기술직 직위를 6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차장과 부장 직급은 책임으로 합쳐졌다. SK이노베이션은 아예 부장급 이하 직급을 하나로 묶었다. 사원부터 부장까지 이어지는 직급 체계를 프로페셔널 매니저(PM)로 통합한 것이다. 승진 개념 자체가 사라졌고, 임금도 성과에 따라 받는다.

경제계에서는 부장 직급을 없애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나치게 세분화된 직급체계가 수평적인 의사소통에 장애물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직급체계를 단순화해 동등한 위치에서 소통하도록 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롯데그룹처럼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춰 조직 내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기업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장 직급을 없애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부장은 직원 중 가장 많은 임금을 받는 직급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부장으로 승진할 때 임금이 크게 오르는 기업이 많다”며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면 비용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도병욱/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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