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경제 뉴스
박사 학위 버렸다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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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고우종 전(前) 웨이모(Waymo) 엔지니어

명문대 박사 학위, 구글 모두 버렸다
박사과정 중단 후 구글 입사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합류
웨이모 성장 이끌어

웨이모 전 엔지니어가 본 테슬라는...
테슬라 자율주행 방식 옳을수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라이다(LiDAR)
장착 안 된 자율주행차(테슬라)는 안 탈 것

새로운 도전 위해 웨이모 퇴사
스타트업 창업 준비
'할 수 있다' 자신감 주고 싶어




최근 인터뷰한 고우종씨(36·사진)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을 했다. 미국 명문대 UC버클리에서 박사 학위 취득을 목전에 두고 학업을 중단한 게 대표적이다. 학부 시절엔 동기 열에 아홉이 갔던 전자공학 대신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골랐다.

고씨의 결정엔 본인만의 원칙이 있다. '10년 후 혹은 그 이상의 미래'를 고민해보고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가 컴퓨터공학을 선택한 건 '컴퓨터는 향후 100배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대학원을 마치지 않고 구글 입사를 택한 것도 '구글 자율주행차 팀에 일찍 합류해 쌓을 수 있는 경험이 미래엔 박사 학위보다 훨씬 가치있을 것'이란 확신 영향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옳았다.

고씨는 석 달 전 일반적이지 않은 결단을 또 내렸다. 구글 계열 자율주행차 서비스 개발사인 '웨이모'에서의 안정된 삶을 버리고 스스로 나온 것이다. 거주지도 10년 간 살았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겼다. 현재 고씨는 스타트업 창업을 염두에 두고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고씨가 창업을 결정한 가장 큰 동력은 '도전'이다. 고씨는 자신이 창업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래를 전망하는데 그치지 않고 미래에 대한 도전을 시작한 고씨에게 웨이모와 테슬라, 자율주행차 산업, 스타트업, 시장 그리고 실리콘밸리 등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박사 학위 대신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선택
▶대학원 재학 중 구글에 입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UC버클리 대학원 박사과정 5년차 때 학업을 중단하고 웨이모, 그 당시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들어갔죠. 구글에서 인턴을 했었는데 그 때 구글 X라는 구글 내부의 실험적인 조직에 속한 자율주행차 프로젝트(현재 구글 계열의 자율주행차 서비스 개발사인 웨이모) 를 알게 됐습니다. 아직 누구도 성공한 적 없는, 현대 기술의 결정체인 자율주행차를 만들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박사를 받고 나서 조인하는 것보다 지금 합류하는 게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기 멤버로서의 경제적인 이득도 예상됐었고요. 말하자면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 저 자신을 투자한 셈이죠."

▶박사 학위 취득을 몇 년 앞두고 대학원을 관둔 거네요.

"스타트업 창업도 그렇고 많은 결정들이 '와이 나우(Why now)'가 중요해요. 왜 이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하는 것이 10년 전도 아니고 10년 후도 아니고 지금이냐. 예를 들어 지금 전 세계에 박사 학위자는 많잖아요. 제가 한 연구를 객관적으로 돌아봤을 때 몇 년 뒤에 박사를 받는다 해도 저는 원 오브 뎀이 될 확률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당시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엔 150명 정도가 있었죠. 전 세계 150명 중 한 명이냐, 수 많은 박사학위자 중 한 명이냐의 차이를 생각했습니다. 결국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는 독립해서 웨이모라는 회사가 되었고 크기 면에서 보면 10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웨이모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웨이모에서 처음에는 컴퓨터비전 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중간에 리서치 팀으로 옮겼어요, 리서치 팀에선 소규모로 재밌는 걸 많이 했죠. 총 5년 정도 있으면서 프로덕션 팀에도 있어봤고 리서치 팀에도 있어봐서 웨이모에서 제가 해보고 싶은 건 다 경험해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니저 트랙으로 가는 건 크게 관심이 없었고요. 저는 회사가 작을 때 합류해서 회사와 저 자신이 함께 성장하는 게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컴퓨터비전은 어떤 분야죠.

"사람은 횡단보도나 보행자의 사진을 보면 바로 인식하잖아요. 컴퓨터는 달라요. 무슨 사진이든 다양한 색깔의 점(픽셀)들이 모여 있는 것 정도로 인식해요. 비전은 컴퓨터가 픽셀들의 조합을 보고 그게 실제로 무엇인지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자율주행차가 운행하기 위해 중요한 기술이죠. 하지만 이런 태스크는 사람이 컴퓨터에게 프로그램 하기가 쉽지 않아요. 예를 들어 '1+1=2'라는 것은 사람이 쉽게 풀 수 있고 컴퓨터에게도 어떻게 풀면 되는지 알려줄 수 있죠. 하지만 어느 유명인의 사진을 보여주고 이게 누구냐고 물으면 사람은 바로 대답할 수 있지만 왜 그런 답이 나왔는지 설명하기는 힘듭니다. 산수와 달리 어느 픽셀들의 색과 조합을 보고 이러면 연예인 A이고 저러면 연예인 B라는 명확한 규칙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머신러닝(인공신경망)을 활용해요. 컴퓨터에 많은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훈련시키면 명확한 규칙이 주어지지 않아도 사람처럼 스스로 사물을 구분하기 시작하거든요. 100% 정확하진 않지만 높은 확률로요."

▶처음부터 비전 쪽을 염두에 두고 공부를 하셨나요.

"대학원에서 처음엔 컴퓨터 그래픽스를 전공했어요. 동기 중엔 졸업하고 픽사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죠. 그런데 전 방향을 바꿨어요. 그런 판단을 하게 된 계기 중에 하나가 당시 엔비디아에서 인턴을 뽑았는데 그래픽스 전공한 학생은 안 뽑고 머신러닝 쪽으로만 뽑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그래픽스보다 머신러닝이 더 성장하는 분야구나 싶었죠."

▶구글과 웨이모에서 배운 가장 큰 것이 뭔가요.

"많은 수의 뛰어난 사람들을 이끌고 어떻게 이런 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지를 보고 배웠습니다. 그 중 하나는 어떻게 각 팀에 역할과 책임을 주면 경쟁이나 적대가 아닌 협업하게 되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회사 내에서 팀 간의 역할을 보면 서로의 이해가 상충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 회사라면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개발하는 팀과 그 시스템의 문제를 찾아내는 팀이 존재하거든요. 서로 인센티브가 정확히 반대에 존재하는 것이죠. 한쪽은 문제를 줄여야 하고 다른 한쪽은 더 많은 문제를 찾아야 하죠. 그럴 때 어떤 메트릭으로 평가해야 회사 전체의 목표를 이루면서 두 팀 모두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가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그리고 회사가 커지는 과정에서 직원 채용 인터뷰도 많이 하게 됐는데 회사가 성장할 때 어느 스테이지에선 어떤 사람을 뽑아야하는가에 대한 감도 잡았고요."
"웨이모(구글)의 자율주행차 사업 성공할 것"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사업은 잘 될까요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기술도 빠른 속도로 발전을 하고 있고 사업 모델도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좋은 팀을 구성했고 재무적인 지원도 충분히 받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겁니다. 그 부분에 대한 의심은 없어요."

▶웨이모 사업의 목표는 뭔가요.

"웨이모의 비즈니스 모델은 자율주행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웨이모가 소유한 자율주행차로 사용자들을 태워서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고 돈을 받는 겁니다. 이런 수요는 대도시 안의 짧은 주행이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서울이나 부산 시내에서의 단거리 주행이 주 시장이지 서울에서 부산 가는 장거리 주행은 아닙니다. 그래서 소비자에게 자율주행을 탑재한 차를 팔아야 하는 양산차 업체의 그것과는 요구사항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운송업체들이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를 운행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리고 고객 입장에서도 택시 타거나 우버 부르는 게 편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회사 입장에선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가 이익을 많이 못 내는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라고 생각합니다. 웨이모는 지금 당장은 개발, 도입, 유지비용이 높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 비용은 지속적으로 내려갈 겁니다. 자율주행차의 비용은 앞으로 10배 이상 낮아질 수 있지만 인건비는 앞으로 오르면 오르지 낮아지기는 쉽지 않죠. 그런 관점에서 우선 봐야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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