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경제 뉴스
저는 불효자…이번 추석엔 어머니 곁에서
2021/09/16


이재용 부회장 명절 연휴에 해외출장 접은 사연
김부겸 총리 만난 자리에서 어머니 걱정 언급
가족과 연휴 보낸 후 미국으로 출장 나설 듯



[ 박신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은 올해 추석 연휴를 국내에서 보낼 예정이다. 세계 곳곳을 누볐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부회장의 행보가 달라진 배경엔 어머니인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모친에 대한 염려가 이 부회장의 발길을 잡은 것이다.

16일 정부와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김부겸 국무총리와 청년일자리 창출 관련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자신의 추석 계획을 밝혔다. 당시 이 부회장은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저는 그간 어머님께 걱정을 많이 끼친 불효자이기 때문에 이번 명절만큼은 어머님과 함께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출소 직후만 하더라도 이 부회장은 해외 출장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휴 때마다 전 세계 오지에 있는 삼성 임직원을 방문해온 관례를 지키기로 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자신이 구속되면서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졌을 것이라는 미안함으로 적극적으로 해외 출장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001년 상무보로 경영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매년 연휴마다 전 세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왔다. 2019년 설 기간에도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2기 공사 현장을 찾았다. 그해 추석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 내부에서 ‘명절 글로벌 경영’이란 용어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하지만 그간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마음을 졸여온 홍 전 관장의 마음을 고려해 해외 출장을 미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설 연휴 기간 브라질 북부 마나우스를 찾아 직원들을 만나고 왔다”며 “올해는 어머님이 아버님(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묘소 방문 등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씀도 있어 출장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홍 전 관장은 이 부회장의 건강에 대해서도 염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서울구치소 의료진으로부터 충수염 소견으로 외부 진료를 받을 것을 수차례 권고받았지만 “특별 대우를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면서 병을 키웠다. 결국 복막염으로 번져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지난 8월 13일 가석방 출소했을 당시에도 몸무게가 13㎏가량 빠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취업제한 논란으로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이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도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김 총리가 지난달 말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의 조속한 경영 복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당시 김 총리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됐다는 이유로 그의 경영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너무 일찍 법적 책임을 면했다는 비판을 받는다는 점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상황에 대해 ‘편협한(narrow-minded)’ 접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다음 출장지가 미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미국 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부지 결정을 위한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의 반도체 투자 관련 논의도 필요하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이 오는 23일 반도체 공급난과 관련해 전 세계 반도체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하는 ‘CEO 서밋’을 연다고 보도했다.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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